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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 이순간’, ‘함께 한 사람’

톨스토이 작품 중에 ‘세 가지 질문’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느 왕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유명하다는 현자들에게 ‘세 가지 질문’에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다. 왕은 현자들의 각기 다른 답을 듣고 고민에 빠진다.     왕은 많은 현자를 만났지만 그들은 재물만 탐했지,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왕은 재물에 별 관심이 없는 현자를 직접 찾아가 세 가지 질문을 한다. 그러나 현자는 왕에게 대답해 주지 않는다. 왕은 그곳에서 현자의 일을 도우며, 또 피를 흘리며 달려오는 사람을 돕고 하루를 보낸다.     왕은 그곳을 떠나기 전에 현자에게 다시 ‘세 가지 질문’을 한다. 그때 현자는 왕이 이미 ‘세 가지 질문’에 답을 얻었다고 한다. 현자는 이해하지 못하는 왕에게 하루 동안 경험한 것을 복기하며 ‘세 가지 질문’에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현자는 첫째,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는 질문의 답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인 이유는 이 순간만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가장 중요한 일이 타인에게 선을 베푸는 것과 도움을 주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인생에서 진정한 의미는 개인적인 성취나 이익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들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둘째, “누가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가”의 답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고, 미래나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 함께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선을 베푸는 것과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개인적인 성취나 이익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들을 돕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의 답은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고 실행하는 것이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과 의미를 찾는 길임을 말한다.   왕은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자기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직하고 진지하게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5년 새해를 맞았다. 의례 이맘때면 한 해의 좌우명 같은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사항까지 만들어 벽에 걸어놓기도 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처럼 된지도 오래다.     물론 실천 가능한 것도 있어 보람을 얻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참에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에 자신을 대입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거창한 계획보다 ‘지금’ 이 순간을 마음 판에 새기며 바로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작정해 본다. 왜냐하면, 후회는 ‘지금’ 이 순간이 지나고 바로 찾아오기에 말이다. 2025년은 세 가지 질문에서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먼저,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어떤 가치관이나 기준을 따라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각 순간의 중요성을 밑그림에 놓고,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성찰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톨스토이 작품 순간인 이유 단편 소설

2025-01-09

사별한 45년 지기 소설로 기려

연규호 작가가 고 유순희씨(1945~2019)와 나눈 45년 우정을 담은 자전적 소설 ‘잊혀진 명작(도서출판 도훈·큰 사진)’을 최근 출간했다.   연 작가가 대광고등학교, 연세대학교 동창인 고인과의 추억을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나눈 우정에 픽션을 가미한 책이다.   경남 삼천포(현 사천) 출신인 고 유순희씨는 연세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1965년 생활고로 휴학하고 군에 입대, 맹호 부대에 자원해 베트남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 베트남에서 인연을 맺은 미군 친구의 도움으로 남가주에 온 유씨는 공장을 다니며 버뱅크의 우드버리 대학을 졸업, LA에서 국제자동차를 설립하고 2003년엔 라하브라에 리맥스 아메리칸 드림이란 부동산 회사를 만드는 등 사업적 성공을 거뒀다.   의사가 된 연 작가는 군의관 복무를 마치고 미국에 와 내과의가 됐다. 한동안 유씨와 연락이 닿지 않던 연 작가는 오하이오 주의 한 도서관에서 한인 신문 광고를 보다가 LA 국제자동차 대표가 된 친구의 이름을 발견했다. 곧바로 유씨와 통화한 연 작가는 이후 가든그로브에 정착해 유씨와 어바인 베델교회에서 성가, 전도 봉사를 함께하는 등 우정을 이어갔다.   62세에 심장 관상동맥 수술을 받고 은퇴한 유씨는 70세가 된 2015년 연세대 행정학과에 50년 만에 복학했다. 〈본지 2017년 7월 21일 OC면〉 연세대의 유명 인사가 된 유씨는 2018년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썼다. 유씨는 졸업 3년 뒤 한국에 있던 중 심장병으로 타계, 현충원에 잠들었다.   연 작가는 “내 한쪽 팔과도 같았던 순희가 연세대 복학 후 손으로 쓴 760쪽 분량의 자서전 자료를 내게 줬다. 이를 바탕으로 순희와 나눈 우정과 삶을 4년 넘게 소설로 엮었다. 많은 부분에서 다른 이에게 귀감이 됐던 친구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잊혀진 명작에서 고 유순희씨는 손현철, 연 작가는 강석호란 인물로 등장한다.   연세대 18대 총장을 지낸 김용학 교수는 잊혀진 명작에 대해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인생의 굴곡진 여정과 끈끈한 우정의 결실”이라며 “작고한 친구가 남기고 간 소중한 기억들이 연 작가의 절절한 그리움을 통해 자전적 소설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라고 평했다.   은퇴 후 창작 활동에 매진하며 다수의 장, 단편 소설을 출간한 연 작가는 미주소설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미주한국문학아카데미, 펜 USA,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잊혀진 명작은 한국의 교보문고 등에서 판매 중이다. 국내 구입 문의는 연 작가(714-887-4213)에게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사별 지기 미주소설가협회 회장 자전적 소설 단편 소설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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